SECTION 01 ECONOMY & INDUSTRY 경제 · 산업 |
ECONOMY & INDUSTRY "조립 공장 꼬리표 떼자" 인도 자동차 업계, 단순 보조금 넘어선 '과감한 규제 개혁' 촉구 사상 최대 판매·수출 성과에도 업계는 보조금보다 규제 철폐와 핵심 기술 자립을 요구했다. |
• 인도의 승용차 PV 판매량은 2025~2026 회계연도 기준 464만 3,000대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수출도 90만 5,000대에 달했다. 인도 정부는 첨단 자동차 기술 개발과 부품 국산화를 위해 ₹2,593억 8,000만 규모의 생산연계인센티브 PLI를 투입하며 정책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 마루티 스즈키 인도법인 회장은 보조금 지급을 넘어 부패를 근절하고 행정 지연을 없애는 규제 철폐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디지털 기술을 행정에 접목해 생산 단가를 낮추고 민간 기업이 자유롭게 활동할 환경을 만들어야 경제 전체의 파이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 현대차 인도법인 대표는 인도가 이미 훌륭한 수출 거점이라면서도, 진정한 자립을 위해서는 첨단 전자 장비와 배터리, 반도체,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SDV 등 미래 기술 역량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분석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인도법인 대표도 인도의 탄탄한 내수를 글로벌 공급망과 연결해야 한다며, AI와 디지털 엔지니어링 투자가 뒷받침돼야 다극화 시대의 글로벌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결국 관건은 핵심 기술과 원자재 자립이다. 현지 전기차 제조업체 오메가 세이키 모빌리티 창업자는 인도 자동차 산업이 첨단 반도체와 리튬, 코발트 등 핵심 원자재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향후 10년의 경쟁력은 자체 칩 생산 역량과 안정적인 배터리 소재 확보, 독자적인 연구개발 R&D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ECONOMY & INDUSTRY 중동발 유가 충격에 쪼개진 낙관론… '인플레이션 뇌관' 쥔 인도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
• 중동 정세 불안이 부른 유가 급등이 인도의 물가를 다시 압박하고 있다. 인도 준비은행 RBI은 이달 초 기준금리를 5.25%로 동결하고 통화정책 기조를 '중립'으로 유지했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45%로 관리 목표치(2~6%) 안에 들었고,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6.7%로 소폭 상향했다. 그러나 원유 수요의 90%를 수입에 의존하는 인도로서는 배럴당 US$91까지 오른 국제 유가가 부담이다. • 회의 의사록에는 경계감이 뚜렷하다. 총재는 물가 안정세가 끝나가고 있다며 식료품·연료비 상승이 전반으로 번지면 즉각 긴축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고, 부총재는 금리 인하 여력이 소진돼 연내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고 못 박았다. 외부 위원들도 2차 물가 상승 효과가 나타나면 즉각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 이는 에너지 가격과 환율 변동에 대응해 먼저 긴축으로 돌아선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과도 궤를 같이한다. 성장세 이면의 물가 압력이 커지면서 금리 인상 시점을 둘러싼 고민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CONOMY & INDUSTRY 서비스업이 멱살 잡고 끌어올렸다… 인도 8월 PMI 54.6 반등, 제조업은 '5년 만에 최악' |
• S&P 글로벌이 발표한 8월 인도 종합 구매관리자지수 PMI는 54.6으로, 5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던 지난 7월(54.3)에서 올라섰다. 시장 전망치 54.3을 소폭 웃돌며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르는 기준선 50은 지켰다. 다만 최근 인도가 기록해온 평균 60 안팎의 성장세와 비교하면 여전히 활력이 떨어진 상태다. • 지수를 끌어올린 것은 서비스업이었다. 8월 서비스업 PMI 속보치는 54.5로, 53개월 만에 바닥을 쳤던 전월(53.3)에서 뚜렷이 회복했다. 반면 정부가 육성 중인 제조업은 3개월 연속 하락해 52.9까지 밀렸다. 2021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상품 생산과 신규 수주 모두 5년 만에 최악의 부진을 보였다. 서비스업이 제조업의 부진을 상쇄하며 간신히 반등을 만들어낸 셈이다. • 문제는 향후 성장 동력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수요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인 신규 수주가 소폭 늘긴 했지만 장기 평균치에는 크게 못 미쳤다. ECONOMY & INDUSTRY 숨겨둔 해외 자산 5천만 루피까지 눈감아준다… 인도, 12월 말까지 파격적 '조세 사면' |
• 인도 정부는 8월 16일 자로 소규모 납세자의 해외 자산 신고를 양성화하는 한시적 사면 제도를 시행했다. 재무장관이 올해 예산안 연설에서 예고했던 이 제도는 2026년 12월 31일까지만 운영되는 일몰법안으로 자산 기준 최대 ₹5,000만, 미신고 소득 기준 최대 ₹1,000만 이하인 경우에만 적용된다. 2015년 도입된 '블랙머니법'의 징벌적 벌금과 형사 처벌을 피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통로다. • 이번 사면은 고의성에 따라 부담을 달리 매긴 것이 특징이다. 이미 국내에서 세금을 낸 자금으로 해외 부동산 등을 취득했지만 신고를 누락한 경우, ₹10만만 내면 과거 문제를 정리할 수 있다. 최대치인 ₹5,000만 자산가라면 실효세율이 0.2%에 불과한 셈이다. 반면 과세망에 한 번도 잡히지 않은 해외 소득이라면 신고액의 30%를 세금으로, 추가 30%를 벌금으로 내야 해 총 60%를 부담해야 한다. 소득 한도인 ₹1,000만을 채워 신고하면 최대 ₹600만을 납부하는 구조다. • 정부가 사면 카드를 꺼낸 배경에는 국제 공조로 강화된 조세 당국의 추적 역량이 있다. 금융계좌정보 자동교환 CRS 제도가 자리 잡으면서 인도 세무 당국은 자국민의 해외 계좌를 들여다볼 수 있게 됐다. 자산 평가 기준일은 2026년 3월 31일이며, 자금 세탁이나 부패와 연루된 자금은 사면 대상에서 제외된다. ECONOMY & INDUSTRY 230억 달러 넘어 400억 달러로… 'Z세대' 지갑 열린 인도 뷰티 시장, 글로벌 자본 맹렬한 쟁탈전 |
• 지난 3월 에스티로더가 아유르베다 기반 현지 브랜드 '포레스트 에센셜'을 인수했고, 6월에는 로레알이 디지털 퍼스널 케어 브랜드 경영권을 확보했다. 유니레버도 벤처캐피털을 통해 최소 네 곳에 투자했다. 2025년 US$230억 규모인 인도 뷰티 시장은 국가 경제성장률의 두 배 속도로 성장해 2030년 US$400억에 이를 전망이다. • 성장 동력은 소득 증가와 젊은 세대다. 2019년 1인당 국민소득이 US$2,000을 넘어선 뒤 화장품 시장이 급격히 커졌고, 코로나19 팬데믹은 자기 관리 열풍에 불을 붙였다. 소비자들은 이제 특정 성분까지 따지는 수준으로 진화했다. 플립카트 데이터에 따르면 뷰티 쇼핑객의 56%가 Z세대이며, 이들은 밀레니얼 세대보다 스킨케어에 두 배 이상 지출한다. 검색량의 3분의 2가 지방 소도시에서 나올 만큼 전국적 확산세도 뚜렷하다. • 시장은 더 정교한 단계로 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3~5년 안에 희귀 성분이나 피부과 검증을 앞세운 니치 브랜드 10~15곳이 매출 US$2억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본다. 대규모 기업공개 IPO와 인수합병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CONOMY & INDUSTRY "인프라 유지 청구서 날아왔다" UPI, 수수료 징수 만지작 KEY DATA | 236억 건 · ₹29조 8,700억 · 5억 5,000만 명 |
• 노점상부터 대형 마트까지 인도 전역을 휩쓴 '수수료 제로' 디지털 결제 시대가 10년 만에 기로에 섰다. 그동안 인도인들은 통합결제시스템 UPI을 통해 무료로 송금하고 결제해왔다. 그러나 최근 인도 정부가 은행과 결제 업체들이 가맹점에 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길을 열면서, 공공 인프라처럼 여겨지던 무료화 실험이 막을 내릴 조짐이다. 정부가 검토 중인 방안은 대형 가맹점의 고액 결제에 한해 0.3~0.5%의 가맹점 수수료 MDR를 매기는 것이다. 일반 소비자 부담은 무료로 유지되지만, 핀테크 업계는 결제 생태계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 공식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달 동안 UPI를 통해 236억 건, 금액으로는 ₹29조 8,700억(약 US$3,135억)의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 회계연도 전체 거래량은 2,416억 건으로 도입 첫해 대비 1만 2,000배 늘었다. 현재 5억 5,000만 명이 매일 사용하고 해외 11개국에서도 일부 결제가 가능하다. • 그러나 서버 운영비와 사기 방지·사이버 보안 비용을 정부 보조금으로만 감당하기는 어렵다. 인도 중앙은행 RBI 총재도 수수료 도입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2,000 이상 거래에만 수수료를 매겨도, 전체 건수의 4%에 불과한 이 결제들이 누적액 기준 67%를 차지해 연간 US$10억의 신규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브라질의 실시간 결제 시스템 픽스 Pix도 개인에게는 무료지만 기업에는 저렴한 수수료를 물려 매달 40억 건을 처리하는 모델로 자리 잡았다. • 경제 전문가들은 영세 상인까지 수수료를 부담하게 되면 마진이 얇은 이들이 결제를 거부하며 UPI 채택률이 꺾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현지 여론조사에서는 사용자 75%가 수수료가 도입되면 사용을 중단하겠다고 답했다. 대형 가맹점에 국한한 규제로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 정부 구상이지만, 결제의 '마찰 없는 편리함'이 훼손되는 순간 성장 동력도 함께 약해질 수 있다. 인프라 비용 해결과 보편적 생태계 유지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하는 인도의 결제 실험이 글로벌 핀테크 시장에 어떤 시사점을 남길지 주목된다. ECONOMY & INDUSTRY 반도체 꿈꾸는 모디, 발목 잡은 청년 실업… 속 빈 강정 전락한 '인도몽'의 역설 KEY DATA | 청년 실업률 약 20% · 정부 부채 84.4% · PMI 53.5 |
• 모디 총리는 지난 8월 15일 뉴델리 독립기념일 연설에서 인도가 과거의 오명을 벗고 주요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현재 가동 중인 3개 반도체 공장에 이어 향후 7~8년 안에 최대 8개를 추가로 짓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인도 정부는 최근 청년층의 민심이반을 감안한듯 공무원·대입 시험 무료 온라인 강의를 제공하겠다며 청년층 달래기에 나섰지만, 좁은 취업문이라는 근본 원인을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청년들의 좌절은 고용 지표에서 드러난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인도의 15~24세 청년 실업률은 약 20%로 다른 중진국을 크게 웃돌며, 대졸 이상 고학력자의 실업률은 이보다 훨씬 높다. 정부가 청년 표심을 의식해 현금성 지원과 선심성 예산을 쏟아붓고 있지만 이는 다시 국가 재정에 부담이 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2026 회계연도 인도의 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이 84.4%에 달한다며, 포퓰리즘 정책이 계속되면 신용등급에 타격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외부 요인도 인도 경제를 흔들고 있다. 최근 이란 전쟁 여파로 수요가 위축되면서 7월 인도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6월(54.2)보다 하락한 53.5를 기록해 2021년 8월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특히 에너지 공급망이 심각하다. 중동 원유 수급이 막히면서 인도는 7월 기준 전체 수입량의 55.5%에 해당하는 하루 280만 배럴의 원유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 거시 경제 불안은 서민 생활로도 번지고 있다. 취사용 액화석유가스 LPG 품귀 현상이 길어지면서 정부가 정유사에 증산을 압박하고 있지만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성급하게 추진한 친환경 정책도 역풍을 맞았다. 염소와 수분 함량이 높은 20% 에탄올 혼합 연료(E20)가 차량 고장을 유발하면서 소셜미디어에 불만이 쏟아졌고, 결국 정부는 석탄 생산량을 2030년까지 15억 톤으로 늘리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전진은 커녕 퇴보한 셈이다. SECTION 02 KOREAN BUSINESS 한국 기업 |
KOREAN BUSINESS 현대로템 기술 품은 새 전동차 달린다… 하이데라바드 메트로 증차 사업 '낙점' KEY NUMBER | 60량 · ₹120억 |
• 2017년 11월 개통한 하이데라바드 메트로는 현재 3개 노선(69.2km), 하루 1,200회 운행 중이지만, 이용객이 급증하며 출퇴근 혼잡이 심해졌다. 뗄랑가나 주총리는 하이데라바드 메트로 철도 HMRL에 신규 객차 도입을 서두르라고 지시했다. 현재 3량 1편성으로 운행 중인 57개 열차에 각각 1량씩을 추가해 수송 능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객차 1량당 약 ₹2억, 총 60량 도입에 ₹120억이 투입되며 주정부가 자체 조달한다. • 이번 사업은 자국 산업 육성 정책인 '메이크 인 인디아' 기조에 따라 인도 국영 기업 BEML이 수주할 것으로 보인다. 주정부는 델리와 벵갈루루 등에 전동차를 납품해온 BEML에 사업을 맡기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고, 델리 메트로 철도공사 DMRC가 컨설턴트로 참여한다. 주목할 점은 기존 하이데라바드 메트로 전동차를 제작한 한국 현대로템이 BEML과 핵심 기술을 공유하기로 합의했다는 사실이다. 통신기반 열차제어 CBTC 시스템 등 현대로템의 사양을 새 객차에 그대로 적용해, 기존 차량과 신규 차량이 하나의 열차처럼 운행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KOREAN BUSINESS 라네즈 다음은 '마몽드'… 펄펄 끓는 인도 뷰티 시장 홀린 아모레퍼시픽의 승부수 |
•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8월 15일 꽃을 원료로 한 자연주의 스킨케어 브랜드 '마몽드'를 인도 최대 뷰티 플랫폼 '나이카'를 통해 출시했다. 이미 이니스프리와 라네즈로 인도 소비자를 공략해온 아모레퍼시픽이, 지난 10년간 나이카와 쌓아온 파트너십을 발판 삼아 K뷰티 입지를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 이번에 선보인 제품군은 30년 넘는 화훼 연구에 독자적인 스킨케어 기술을 결합한 합리적 가격대 라인업이다. 특히 화장품 성분에 민감해지기 시작한 인도 뷰티 시장의 새로운 주축, Z세대를 겨냥했다. 젊은 소비자층이 자연 친화적인 꽃 추출물과 K뷰티 특유의 과학적 접근에 반응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KOREAN BUSINESS 유커 빈자리 채우는 거대한 인도 여행자…서울 5성급 호텔 통째로 빌린 인도인들 |
• 글로벌 건강보조식품 업체 허벌라이프의 인도 지사 임직원 1,400명이 오는 9월 6일부터 엿새간 서울을 찾는다. 이는 2023년 인도 에이치디에프씨 HDFC 은행 소속 3,257명이 방문한 이후 최대 규모다. 기업이 우수 직원에게 제공하는 포상 관광객은 항공과 숙박을 회사에서 전액 지원받기 때문에 일반 관광객보다 지갑을 여는 데 주저함이 없다. 실제로 이들의 1인당 평균 소비액은 US$2,710로 일반 관광객(US$1,802)의 1.5배를 거뜬히 웃돈다. 이들은 강남의 5성급 호텔 4곳을 통째로 빌리고 명동 쇼핑에만 6시간을 배정할 만큼 씀씀이가 남달라, 침체된 내수 시장에 굵직한 단비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 이 거대한 '큰손'들의 행선지가 처음부터 서울이었던 것은 아니다. 당초 조지아로 향하려던 이들의 발길을 돌려세운 것은 한국관광공사와 서울시의 2년에 걸친 집요하고도 정교한 맞춤형 설득전이었다. 겉으로는 K팝과 도심 풍경 등 화려한 트렌드를 앞세웠지만, 결정타는 종교와 문화적 장벽을 허문 세심한 배려에 있었다. 서울시는 인도 임직원 중 무슬림 비율이 높다는 점을 간파하고, 이슬람 율법에 맞춘 할랄 식당 197곳의 목록과 기도실 위치가 빼곡히 적힌 지도를 제공하며 주최 측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 이번 방문은 단순히 단발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한국 관광 산업의 체질을 바꾸는 중대한 신호탄으로 읽힌다. 그간 중국과 동남아시아에 쏠려 있던 마이스 MICE 산업의 무게 중심이 폭발적으로 팽창하는 인도 시장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다음 달에도 인도 페인트 기업 비를라 오퍼스의 임직원 500명이 포상 관광으로 서울을 밟을 예정이다. 올해 들어 7월까지 서울시가 유치한 포상 관광은 이미 124건으로 지난해 전체 실적의 80%를 맹렬히 집어삼켰다. SECTION 03 GLOBAL COMPETITION 경쟁국 · 글로벌 기업 |
GLOBAL COMPETITION U.P주는 '일본의 제2 고향'이 될 것이다! |
• 인도 최대 인구 밀집 지역인 우따르 쁘라데시주가 일본 자본 유치에 팔을 걷어붙였다. 요기 아디티야나트 주총리는 최근 열린 '2026 우따르쁘라데시-일본 투자 대회'에서 일본 기업 전용 산업단지 재팬 시티 Japan City조성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반도체·데이터 센터·전자제품 제조 등 고부가가치 산업을 지역에 유치하고, 카이젠·5S·린 제조 같은 일본식 공정 관리를 인도의 젊은 노동력과 결합하겠다는 구상이다. • 성과도 나오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 ₹200억 규모의 신규 투자 약정이 체결됐고, 일본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와 정책 입안자 200명 이상이 참석했다. 앞서 야무나 고속도로 산업개발청 YEIDA 구역에서는 농기계 기업 에스코트 구보타가 ₹202억 5,000만을 투입해 연간 트랙터 6만 대와 건설 장비 1만 5,000대를 생산하는 기지를 착공했으며, 3,800여 개의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자동차 부품사 민다 코퍼레이션도 ₹116억 6,000만을 투자해 6,400여 명을 고용한다. 덴소·나가세·세이코 어드밴스 등은 이미 지역에 자리를 잡았다. • 우따르 쁘라데시는 960만 개의 중소기업과 2만 2,0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을 보유하고 있으며, 인도 전체 모바일 기기 생산의 55%, 식량 생산의 21%를 담당한다. 여기에 섬유·핀테크·방위 산업 등 36개 산업 지원책을 더해 투자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분델칸드·뿌르반찰 고속도로 등 물류 인프라가 예정보다 빠르게 완공됐고, 전기 버스 제조 공장과 국방 제조 허브, 수소 우수 센터 두 곳도 조성 중이다. 낙후 지역이라는 인식을 벗고 아시아 제조 허브로 전환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SECTION 04 POLITICS & DIPLOMACY 정치 · 외교 |
POLITICS & DIPLOMACY "ISI 배후 테러망 궤멸" vs "철저한 날조"… 80주년 독립기념일 덮친 인도·파키스탄의 진실 공방 |
• 인도 제80주년 독립기념일을 앞두고 파키스탄 연계 의혹이 제기된 대규모 테러 시도가 적발됐다. 인도 내무장관은 지난 17일 파키스탄과 연계된 테러 공작원 200명 이상을 체포해 독립기념일(8월 15일)을 겨냥한 파괴 공작을 사전에 차단했다고 발표했다. 인도 14개 주에서 동시다발로 진행된 이번 대테러 작전은 최근 수년 내 최대 규모로 꼽힌다. • 인도는 이 테러 네트워크의 배후로 파키스탄을 지목했다. 내무장관은 이번 작전이 파키스탄 군사정보국 ISI의 자금과 훈련 지원을 받는 테러 조직을 겨냥한 조치였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인도 치안 당국이 압수한 권총과 실탄 등 무기류 중에는 파키스탄 국영 무기 공장의 각인이 찍힌 수류탄도 다수 포함돼 있었다. 모디 정권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번 검거가 국가 안보 위협을 무력화한 성과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 파키스탄은 즉각 반발했다. 파키스탄 외무부는 인도의 주장이 날조된 선전에 불과하다며 배후설을 부인했다. 양국은 오랜 기간 자국 내 테러와 소요 사태의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겨왔다. POLITICS & DIPLOMACY 중립 깬 주인도 미국 대사의 섣부른 입… 미국-이란 중재하던 파키스탄 '불쾌감' 폭발 |
• 세르지오 고르 주인도 미국 대사는 지난 16일 인도령 잠무카슈미르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곳이 인도의 중요한 일부라고 발언하며 해묵은 영토 분쟁을 자극했다. 핵보유국인 인도와 파키스탄이 불과 1년 전인 2025년 5월 무력 충돌을 빚었을 만큼 민감한 지역에서, 국제사회의 오랜 중립 기조와 배치되는 발언이 미국 외교 사절의 입에서 나온 것이다. • 파키스탄은 즉각 반발했다. 파키스탄 외무부는 이슬라마바드 주재 미국 임시대리대사를 초치해 고르 대사의 발언이 사실과 다르고 무책임하다며 항의했다. 공식 서한을 통해 카슈미르를 인도의 일부로 규정한 것을 거부하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UNSC 결의안과 지역 주민의 뜻에 따라 최종 지위가 결정돼야 할 국제 분쟁 지역임을 강조했다. 나아가 미국이 인도와 파키스탄 양자 협의를 존중해온 외교적 관행을 깼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 이번 마찰은 최근 개선 흐름을 보이던 미·파키스탄 관계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양국 관계는 지난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도와의 국지전 '마르카-에-하크(인도명 신두르 작전)'를 중재하며 전환점을 맞았다. 당시 파키스탄은 중재를 환영하면서도 카슈미르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의 중립을 요구했다. 특히 파키스탄이 현재 미국·이란 갈등 종식을 위한 중재자 역할까지 맡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발언은 남아시아를 넘어 중동 정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SOCIETY 결혼 5개월 만에 숨진 며느리… 인도 발칵 뒤집은 '전직 판사' 시어머니의 잔혹한 학대 |
• 인도 중앙수사국 CBI은 지난 5월 결혼 5개월 만에 남편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된 33세 모델 겸 배우 트위샤 샤르마 사건과 관련해, 남편인 변호사와 시어머니인 전직 판사를 자살 교사 및 가혹행위 혐의로 기소했다. 미인대회 우승을 거쳐 활동하던 고인의 죽음은 연일 언론에 보도됐고,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이 법조계 인사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여론이 들끓었다. • 유가족과 시댁의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수사 당국은 이 사건을 타살이 아닌 지속적인 학대가 빚은 비극으로 판단했다. 애초 고인의 부모는 시댁이 지참금을 요구하며 딸을 학대하고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600쪽 분량의 공소장에 따르면 남편은 결혼 직후부터 폭언을 이어갔고 시어머니도 이를 부추기며 정신적 고통을 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지난 4월 고인이 임신하자 시댁이 친부를 의심하고 5월 초 낙태를 종용한 정황이 확인됐다. • 시댁 측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살인이나 지참금 갈취 증거가 없다고 주장하는 한편, 시어머니는 기자회견을 열어 며느리가 정신 질환을 앓고 있었다고 주장해 유가족의 반발을 샀다. 현재 구치소에 수감된 두 사람은 결백을 호소하고 있으나, 법을 다루는 이들이 연루된 사건이라는 점에서 여론의 시선은 냉담하다.  트위샤 샤르마의 생전 모습, 피해자 가족 제공 SOCIETY 학위가 곧 취업? 새빨간 거짓말에 속아 '빚더미' 앉은 4,500만 인도 대학생들 KEY DATA | 대학생 4,500만 명 · 대졸자 실업률 40% · 월 US$500 이상 일자리 연 25만 개 |
• 대학 졸업장만 있으면 중산층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인도의 오랜 공식이 빚더미와 좌절 속에 무너지고 있다. 뉴델리 외곽의 대규모 교육 단지 '널리지 파크'에는 약 10만 명의 청년이 몰려들었지만, 이들을 기다리는 것은 좁은 취업문이다. 바라나시 출신의 18세 청년은 AI와 머신러닝을 공부하기 위해 은행 대출 US$7,000을 포함해 총 US$1만 5,000을 투입했다. 목표는 월 ₹8만, 연간 약 US$1만 수준의 직장이지만 절반만 받아도 다행인 상황이다. 졸업 1년 뒤부터 연 10% 이자가 붙기 시작해 상환 압박도 크다. • 빚으로 쌓아 올린 희망은 결국 사회적 분노로 터져 나왔다. 지난달 인도 전역을 휩쓴 대규모 청년 시위는 모디 정부를 물러서게 만들었다. 겉으로는 대입 시험 부정 의혹에 대한 항의였지만, 그 이면에는 나아지지 않는 삶과 불평등에 대한 절망이 있었다. 이들의 불만 한가운데에는 비싼 등록금을 받으면서 취업은 책임지지 않는 사립대학들이 있다. • 매년 1,200만 명씩 늘어나는 인도의 노동 인구에게 교육은 저임금 농업에서 벗어날 유일한 통로다. 경쟁이 치열한 550여 개 국공립대에 진학하지 못한 이들은 사립대로 향한다. 모디 총리 취임 이후 사립대 수는 세 배 늘었다. 정부 조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인도 대학생 수는 10년 전보다 41% 증가한 4,500만 명이며, 이 중 3분의 2 이상이 사립대에 다닌다. 반면 인도 최고 소득층 기준인 월 US$500 이상의 일자리는 연간 25만 개 늘어나는 데 그친다. 그 결과 25세 이하 대졸자의 40%가 실업 상태다. • 전문가들의 경고도 이어진다. 매년 40만 명의 학생이 US$2만 이상을 사립 공과대학에 쓰지만 평균 연봉은 US$3,000에 불과하고 실질 취업률은 20% 남짓이라는 것이다. 한때 청년들의 피난처였던 IT 산업마저 AI 확산으로 일자리가 위협받으면서 불안은 커지고 있다. 한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기업 대표도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청년들을 빚의 덫에 빠뜨리는 행태를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 그럼에도 가난한 가정의 청년들은 부모의 노후와 자신의 미래를 걸고 도박을 이어간다. 비하르주 출신의 한 대학생은 주정부에서 US$4,000을 빌리고 가족의 전 재산을 털어 사립대에 진학했다. 시골 학교 교사인 아버지를 돕기 위해 밤낮으로 프리랜서 디자인 일을 하며 IT 직장을 꿈꾸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교육 격차 해소를 돕는 시민 단체들조차 극소수만 혜택을 볼 뿐 대다수 청년은 사립대 산업의 먹잇감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SOCIETY 인도 정부, 경찰의 시민학살을 정조준한 영화 상영금지, 펀잡주 일대 게릴라 상영 물결 |
• 최근 인도 북부 펀잡주의 시크교 사원과 마을 광장 곳곳에서는 상영 금지 처분을 받은 영화 '사틀루지'를 보기 위해 주민들이 모여드는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인도 당국은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해당 영화의 극장 상영을 불허했고, 온라인 스트리밍 공개 이틀 만에 영상을 내렸다. 그러나 통제는 오히려 펀자브 전역의 종교 지도자와 시민사회를 결집시켰고, 메신저를 통해 복사본이 확산되며 저항의 불씨가 됐다. • 민심이 들끓는 배경에는 1990년대 펀잡를 뒤덮은 국가 폭력의 상흔이 있다. 1984년 인도 군의 시크교 성지 황금사원 무력 진압과 인디라 간디 전 총리 암살 이후, 시크교 분리주의 운동은 무장 투쟁으로 치달았다. 당시 당국은 무장 세력 소탕을 명목으로 경찰에 초법적 사살 권한을 부여했고, 이는 무고한 청년들을 납치해 몸값을 요구하고 암매장하는 범죄로 변질됐다. 영화의 주인공인 인권 운동가 자스완트 싱 칼라는 화장장 기록을 뒤져 고향에서만 2,000명의 시크교 청년이 경찰에 의해 불법 살해된 정황을 폭로한 인물이다. • 자스완트 싱 칼라는 폭로 직후인 1995년 경찰에 납치돼 실종됐고, 인도 중앙 수사국의 발표에 의하면 경찰에 의해 불법 총살형을 당했다. 이 사건 또한 십여 년이 지나서야 관련 경찰관 일부가 처벌받는 데 그쳤다. 영화 제작진도 인도 영화검열위원회로부터 4년 가까이 개봉을 저지당했다. 집권 인도국민당 BJP 측은 이 영화가 해외 시크교 디아스포라의 분리주의 정서를 자극할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운다. • 현지의 한 영화 전문 기자는 힌두 민족주의 정권이 대중문화를 친정부 선전 도구로만 여기고 있다며, 권력의 인권 침해를 고발한 작품을 분리주의로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1990년 경찰에 아버지를 잃고 US$1만 2,000의 몸값을 지불하고도 시신조차 수습하지 못한 한 유가족에게 이 영화는 잊혀가는 진실을 붙잡을 마지막 기회였다.  SOCIETY 딤섬부터 향토 요리까지… '서사' 찾는 인도 Z세대가 바꾼 벵갈루루의 식탁 |
• 인도 사회 곳곳에서 목소리를 내온 Z세대가 이제 벵갈루루의 식탁 풍경까지 바꾸고 있다. 이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현지 레스토랑과 카페, 고급 호텔들은 메뉴를 전면 개편하거나 새로운 실험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감각을 더한 소형 접시 요리부터 아시아의 다양한 풍미, 수제 디저트까지, 이른바 '현대적 감각을 입힌 프리미엄 컴포트 푸드'가 외식업계의 새로운 기준이 됐다. • 벵갈루루의 젊은 소비자들은 음식의 기원과 식재료 출처, 셰프의 철학까지 살피며 식사를 하나의 경험으로 소비한다. 이런 변화의 동력은 소셜미디어다. 식당을 찾기 전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요리를 미리 확인하는 것은 기본이고, 대화를 이끌어낼 만한 시각적 매력이 있는 음식이 선택받는다. • 높아진 기준은 셰프들에게 부담이기도 하다. 맛뿐 아니라 이야기와 철학까지 접시에 담아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벵갈루루가 속한 카르나타카 지역의 향토 요리를 선보일 때는 잣대가 더 엄격하다. 현지의 또 다른 호텔 수석 셰프는 지역 정통 조리법과 식재료에 대한 기본기를 지키면서도 새로움을 더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다만 이런 변화가 현지 미식 생태계를 위협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서구 조리법에 자극받은 셰프들이 지역 식재료를 새롭게 발굴하면서, 국제적 기술과 지역 유산이 교차하는 미식 실험이 벵갈루루에서 이어지고 있다. SECTION 06 REGIONAL WATCH 인도 주변국 |
REGIONAL WATCH 🇱🇰"권력은 노래를 막지 못했다"… 2022년 정권 퇴진 시위까지 이끈 스리랑카 '국민 가수' 타계 |
• 싱할라 음악계의 상징이자 반정부 시위의 정신적 지주였던 난다 말리니가 82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1943년 남서부 칼루타라의 작은 마을에서 9남매 중 넷째로 태어난 그는 83세 생일을 며칠 앞두고 콜롬보 인근 나와라의 자택에서 눈을 감았다. • 1956년 시 노래 경연 대회 우승으로 시작된 그의 음악 인생은 스리랑카의 정치·사회상과 궤를 같이했다. 특히 1970~80년대 청년 실업과 빈부격차로 촉발된 좌파 반체제 운동 속에서 그의 노래는 부패한 권력을 향한 저항의 언어가 됐다. 종교와 인종의 벽을 허물고 독재에 맞서자는 그의 호소는 1983년 내전 발발 이후에도 억눌린 이들의 연대를 이끌어내는 구심점이었다. • 체제는 그의 목소리를 막으려 했지만 대중의 호응까지 꺾지는 못했다. 인권 유린과 국가 폭력을 직설적으로 고발한 1987년 앨범 '파와나'는 국영 방송에서 송출이 금지됐음에도, 대중은 테이프를 돌려 듣고 콘서트장을 가득 메웠다. 세월이 흘러도 그의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 경제 위기로 국가가 파산 위기에 몰린 2022년, 그는 반정부 시위 현장에서 직접 노래하며 당시 대통령의 퇴진을 이끄는 데 힘을 보탰다. • 그의 죽음에 스리랑카 전역이 애도에 잠겼다. 정부는 3일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고, 스리랑카 대통령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시대를 풍미한 전설이라며 애도를 표했다. REGIONAL WATCH 🇧🇩20달러짜리 기술이 0.07달러로 뚝… AI가 뒤흔든 방글라데시 '저임금' 생존 공식 KEY NUMBER | US$20 -> US$0.07 |
• 방글라데시 정부가 국가 예산안에 AI 경제로의 전환 청사진을 담았지만, 산업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026~2027 회계연도 예산안은 AI와 빅데이터 전문 연구소 설립은 물론 공공·교육·농업 전반의 첨단 기술 도입을 예고했다. 그러나 2024년 경제 총조사 결과 방글라데시 제조업체 중 생산 과정에 컴퓨터나 IT를 활용하는 곳은 2.44%에 불과하다. 일자리 문제는 더 심각하다. 2016년부터 2022년까지 1,400만 명의 청년이 노동 시장에 진입했지만 새로 생긴 일자리는 870만 개에 그쳤고, 취업자의 70%는 생산성이 낮은 농업으로 흡수됐다. • 값싼 노동력과 의류 하청에 기대온 방글라데시의 성장 공식은 AI의 등장으로 갈림길에 섰다. 글로벌 기업들이 저임금 국가로 공장을 옮기기보다 자국 내 자동화를 택하면서, 방글라데시의 가장 강력한 무기였던 저임금의 매력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기회 요인도 있다. 기술 연구 지표에 따르면 2022년 말 100만 토큰당 US$20이던 최상위 AI 모델 사용료는 2년도 채 안 돼 US$0.07까지 떨어졌다. 과거 대기업만 감당할 수 있던 시장 조사나 회계, 소프트웨어 개발 같은 지식 노동을 영세 기업도 활용할 수 있게 된 셈이다. • 문제는 저렴해진 기술이 자동으로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세계은행 분석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수출의 70%를 차지하는 최상위 기업들은 일반 기업보다 11배 높은 생산성을 바탕으로 AI 기술도 빠르게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글로벌 구매자들의 디지털 요구 수준을 맞출 여력이 없는 영세 하청업체들은 도태되고, 경영진이 기존 인력을 AI로 대체하려 하면서 불평등이 심화될 위험도 있다. 진정한 '기회의 민주화'는 첨단 기업 육성보다, 평범한 중소기업이 일상 업무에 기존 AI 도구를 적용할 수 있도록 대학과 정부가 지원하는 데 달려 있다. REGIONAL WATCH 친 親하시나 잔재 걷어낸 방글라데시… BNP, 총리 이어 대통령까지 거머쥐며 '정권 굳히기' |
• 방글라데시 의회는 지난 20일 투표에서 미르자 파크룰 이슬람 알람기르 전 BNP 사무총장을 신임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신임 대통령은 255표를 얻어 자마아트에이슬라미 주도 야권 연합 후보(88표)를 크게 앞섰다. • 올해 78세인 신임 대통령은 방글라데시 현대사의 굴곡을 겪어온 인물이다. 다카 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교단에 섰던 그는 1990년대 초반 당에 합류해 두각을 나타냈다. 2016년부터 당 실무를 총괄하며 전임 정권의 탄압 속에서도 여러 차례 체포와 투옥을 겪으며 야권의 대표적 목소리로 활동해왔다. • 한편, 2024년 민중 봉기로 쫓겨나 인도로 피신했던 하시나 전 총리가 오는 12월 귀국을 예고했다. 구체제 수장의 귀환이라는 변수를 안은 채 출범한 새 대통령. 방글라데시는 당분한 시끄러울 전망이다. REGIONAL WATCH 🇵🇰인도 맹비난하던 파키스탄의 '자가당착'… 억눌린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민심 대폭발 KEY NUMBER | 230억 파키스탄루피 (US$8,290만) |
• 지금껏 카슈미르를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시선은 주로 인도령 카슈미르에 쏠려 있었다. 그러나 최근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에서 벌어진 대규모 시위와 군경의 유혈 진압은 이 지역의 현실을 드러냈다. 경제난에 시달리는 파키스탄 중앙정부가 보조금을 삭감하고 공공요금을 인상하면서, 전기 요금과 식료품 가격 폭등에 짓눌린 주민들의 생존권 투쟁이 폭발했다. • 민생고에서 시작된 불씨는 새로운 형태의 정치적 연대로 번졌다. 상인·변호사·학생 등이 결집한 '공동인민행동위원회 JAAC'는 기존 정당들과 선을 그으며 비당파적 풀뿌리 조직으로 부상했다. 이들은 요금 인하와 관료 특권 폐지를 요구하며 수도 무자파라바드로 대규모 행진을 벌였다. 파키스탄 정부는 통신망을 차단하고 무력 진압에 나서며 사상자를 냈지만, 결국 민심에 밀려 230억파키스탄루피(US$8,290만) 규모의 긴급 구제 패키지를 내놓았다. • 지원금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정치적 모순은 그대로다. 겉으로는 자체 대통령과 의회를 갖춘 자치 정부 형태지만, 경찰청장 등 핵심 인사는 이슬라마바드 중앙정부가 임명하며 실질적 통제권을 쥐고 있다. 특히 전체 53석의 지역 의회 중 파키스탄 본토 거주 난민 몫으로 할당된 12석은, 중앙정부가 의회를 좌우하고 친정부 인사를 심는 정치적 도구로 악용된다는 비판을 받는다. • 군부와 군사정보국 ISI의 억압도 계속되고 있다. 평화적인 생존권 시위를 테러 세력의 소행으로 규정한 파키스탄 군경은 선거를 앞두고 대대적인 탄압에 나서 수십 명이 목숨을 잃었다. JAAC 주도로 선거 거부 운동이 일면서 투표율은 예년보다 크게 떨어졌고, 통제 속에 치러진 선거 결과의 정당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 이번 사태는 파키스탄의 외교적 모순을 드러냈다. 수십 년간 인도령 카슈미르의 인권 탄압을 국제사회에 고발하며 카슈미르인의 자결권을 주장해온 파키스탄이, 정작 자신이 관할하는 지역에서는 무력으로 민의를 억눌렀기 때문이다.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주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일회성 지원금이 아니라 민주적 대표성과 시민의 권리다. 억눌린 민심이 자치권 확보 요구로 확산되면서, 카슈미르의 긴장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REGIONAL WATCH 인도와의 무력 충돌이 눈부신 승리? 파키스탄, 한밤중 거대 '승리기념비' 건립 |
• 파키스탄 정부와 군부는 독립기념일을 맞아 이슬라마바드에서 '야드가르-이-파타(승리기념비)' 제막식을 전격적으로 거행했다. 이 기념비는 2025년 일어난 뻬헬감 테러 직후 인도와 4일간 벌였던 무력 충돌, 이른바 '신두르 작전(파키스탄명 마르카-에-하크)'을 기리기 위해 맹렬하게 기획된 상징물이다. • 국가적 자존심을 과시하려는 듯 이날 행사에는 파키스탄의 핵심 권력이 총출동해 노골적인 세를 뽐냈다.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대통령과 세바즈 샤리프 총리를 비롯해 대법원장, 각군 참모총장 등 국가 수뇌부가 대거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세바즈 샤리프 총리는 이 기념비가 국가적 결의의 상징이라며 아심 무니르 육군참모총장의 굳건한 지도력을 한껏 치켜세웠다. 화려한 조명과 음향이 파키스탄 군부의 영광을 찬양하며 한밤중의 하늘을 수놓았고, 자정 정각에는 국가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국기 게양식과 수뇌부 간의 기념품 전달식이 이어졌다.  REGIONAL WATCH 옥중에서도 최다 의석 휩쓴 저력… 병상으로 무대 옮긴 임란 칸, 짙어지는 파키스탄 정국의 안개 |
• 수감 중인 임란 칸 파키스탄 전 총리의 건강 악화가 법정에서 확인되면서, 파키스탄 최고법원이 그를 교도소에서 민간 병원으로 이송하라고 명령했다. 2022년 의회 불신임으로 물러난 칸 전 총리는 부패 등 혐의로 2023년 8월부터 라왈핀디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재판장은 죄수의 기본권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48시간 이내에 이슬라마바드의 민간 병원으로 이송하고, 개인 주치의와 심장 전문의가 포함된 전담 의료진을 구성하라고 지시했다. • 파키스탄 정부는 부처 간 엇갈린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의회담당 장관은 법원 명령을 그대로 이행하겠다고 밝혔지만, 법무장관은 언론을 통해 다른 입장을 내놨다. 칸 전 총리의 치료를 민간 병원이 아닌 공공 병원에서 진행하도록 최고법원에 명령 수정을 요청하겠다는 것이다. 야권 핵심 지도자가 외부 접촉이 상대적으로 수월한 민간 시설로 옮겨가는 데 대한 정부의 경계심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 칸 전 총리가 이끄는 파키스탄 정의운동 PTI도 법원 결정을 환영하면서, 불필요한 충돌을 막기 위해 지지자들에게 병원 주변 집결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PTI는 2024년 총선 당시 정당 상징까지 박탈당하는 상황에서도 무소속 출마로 최다 의석을 확보한 바 있다. • 옥중에서도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며 정국에 영향을 미쳐온 칸 전 총리의 존재감은 여전하다. 최고법원의 개입으로 교도소를 벗어나 병상이라는 새로운 공간을 얻게 된 그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